...


























제가 볼때마다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고<- 당분간 상단에 위치할 것 같습니다.^ㅅ^
무단전제 죄송하지만 마음이 바다같이 넓으신 ㅇㄹㅋ님은 용서해 주시겠지...///

by jiah | 2009/06/08 23:15 | 트랙백 | 덧글(5)

책 읽고 싶어요..ㅠㅠㅠㅠㅠ

요즘 손에 잡는 책이라곤 잠들기전 몇페이지씩 읽는 Isabel Delhousie 시리즈밖에 없군요. 훌쩍.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긴장감도 속도감도 매우 부족하지만-_-;; 이자벨의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품위있으면서도 젠체하지 않는 영국영어가 매우 마음에 들어서요.

그런데 요즘은 저녁마다 녹초가 되어서 정말 두페이지 넘기고 잠들어 버린다는....흑흑

오더블에서는 매달 마일즈 시리즈를 하나씩 받아서 듣고 있습니다만....그것도 대략 중단상태.


오더블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제가 마음에 들어해서 아이팟에서 지우지 않고 놓아둔 책들이

몇권 있는데, 그중에서도 백미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예요.

두명의 나레이터가 챕터를 번갈아 가며 읽는 형식인데, 리딩이며 번역이며, 흠잡을 데가 하나도 없습니다.

(나레이터 둘다 영국식 발음이라는 것이 미국 발음에 익숙한 분에겐 조금 거슬릴 수도 있겠군요.)

그중에서도 번역이 너무 뛰어나서, 몇문장만이라도 듣고 있으면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영미권에서 하루키의 인기가 높은 것도 이해가 갈만해요. 이렇게 뛰어난 번역자가 붙어 있으니ㅠ.ㅠ

원작을 100%, 아니 120% 살려내는 번역이랄까요. 오히려 영어로 들으면 더 깔끔한 경우도 있고, 약간의

이국적인 울림이 더해져서 효과가 배가된다는 느낌입니다. 영미권 정서에도 전혀 거슬리지 않구요.

생령이라든지 할복 같은 일본적 개념을 이야기할때도 설명한다는 느낌조차 안주고 매끄럽게 넘어가는

내공에는 존경의 마음이 절로 우러납니다. 

기회가 생기면 한번 읽어보세요. 영어판과 한글판, 일본판을 펼쳐놓고 비교해 가며 보아도 좋을듯해요. 

무라카미 하루키 책의 영문판, 일어판은 교보나 영풍에서 페이퍼북으로 쉽게 구할 수 있거든요.

영문판의 뛰어남에 비하면 한국어판의 허접함은 그저 부끄러울 뿐......이네요.

문학사상사에 폭탄테러라도 해야지 원.(수군수군)

by jiah | 2008/08/17 11:36 | 트랙백 | 덧글(1)

대략 정신없는 근황보고.

(전략) 안기부 X파일 사건으로 지칭되는 이 사건의 보도에 대하여 한편으로 공적인 사명을 수행하는 언론자유의 측면으로 이해하면서, 동시에, 보호되어야 할 통신비밀의 신성함을 고려해 그 위법성 여부를 일반의 위법성요건 검토와 달리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통신비밀의 침해를 방지함으로써 보호되는 법익과 공적관심사에 대한 언론보도의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달성되는 법익을 조정함에 있어서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위법성조각의 요건을 엄정하게 적용하는 것은 따라서 매우 타당하다고 하겠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에 의거하더라도 이 사건보도의 목적정당성, 수단방법의 상당성, 법익균형성, 긴급성과 보충성 등의 요건을 검토할 때, 이 사건의 보도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함으로 그 위법성을 조각시키는 것이 또한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후략)

................................................

이제는 뭐.....음 상대로 부족함이 없군. 이라는 느낌...이랄까.^.ㅜ

이런 텍스트의(교수님 죄송...하진 않군요) 한영번역을 제대로 해줄사람이 저말고 달리 누가 있겠어요.

너무 바빠서 패스하고 싶기도 한데 이걸 다른사람에게 넘겨주고 2주만에 끝내라는 것도 테러인것 같아서/땅

..........................................이러고 살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어제 간만에 센터홈페이지에 들어가봤더니 문화재청 구인 공고가....

7. 고용조건
가. 보수지급 :
나. 근무조건
ㅇ 근무일 : 주 5일
- 휴무일은 경복궁 화요일, 창덕궁 월요일 이외에 주중 1일 선택
- 단, 휴무일에 귀빈 방문 또는 공무상 필요시 근무 후 대체 휴무 실시
ㅇ 근무시간 : 09:00-18:00
ㅇ 업무내용
- 궁궐을 방문하는 국가 귀빈(총리, 장관 및 국제기구 주요인사 등) 에 대한 전담 안내 수행
- 기타 궁궐 안내 및 홍보 관련 업무
ㅇ 휴가 : 휴가는 연가, 병가, 공가 및 특별휴가로 구분하여 시행함
※ 자세한 근무조건은 채용계약서에 명시함.

라. 자격조건
ㅇ 신체가 건강한 자로써 1일 1만보 이상 보행이 가능한 자
ㅇ 영어 회화에 능통하여 국가 귀빈에 대한 안내,수행이 가능한 자

/땅/job description이 넘 웃겨요ㅋㅋㅋㅋㅋ 1만보 이상 보행가능...ㅠㅠㅠㅠㅠ

아무도 지원안할거라 생각해서 그런지 보수가 꽤 높은데 땡긴다는;ㅁ;

귀빈이 없을땐 경복궁 사무실에 앉아서 토닥토닥 번역이나 하면 진짜 좋겠...ㅠㅠㅠ

게다가 경복궁을 돌아다니면서 '꺄>.<저건 맞배지붕이라는 건데요-" 라고 수다를 떨고

월급받을 수 있다니 좀 좋다....생각만 해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것 같네요.



....무엇보다 IFRS나 자금세탁방지나 내부통제라든지 이전세가 없는 세계에서

살수있어....ㅠㅠㅠㅠ 흑흑 저자리 내년에 또 나면 꼭 어플라이 해봐야지.




by jiah | 2008/08/12 05:47 | 트랙백 | 덧글(2)

생일 축하!



예전에 캡쳐해둔 모님과의 대화.
너무 사랑스럽.....ㅋㅋㅋㅋㅋ
좋은 생일 되었길 바래요! 내가 요즘 너무 바빠서 그저 미안하지만 조만간 핫초코도 마시러 가고...
십년 후 이십년 후에 아줌마가 되면 같이 여행 계하자+_+

by jiah | 2008/08/12 05:18 | 트랙백 | 덧글(1)

The other wind(34)

“왜 그곳에 가려 하십니까?” 오닉스가 물었다.

“왜냐하면 앨더를 도울 수 있는 것은 제가 아니라 바로 대지이기 때문입니다. 아우룬 동굴은 대지의 힘이 깃든 성소이지요. 하브너 사람들의 머릿속에선 잊혀진 지 오래라, 태연하게 신성모독을 저지르고 있지만 말입니다.

 세펠을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전에, 오닉스는 앨더를 붙잡고 나직하게 말했다.

“저이가 하는 말을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소, 앨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건만, 이제는 확신이 서질 않는군요.

“저는 저분을 믿습니다.” 오닉스의 의혹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앨더가 한 말은 진심이었다. 무서운 해악을 세상에 풀어놓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인들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았다. 몽매중에 돌담이 있는 언덕으로 이끌려 갈 때마다, 무언가 불길한 것이 자신을 따라 이 세계로 들어오려고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죽은 자들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 느낌은 조금씩 강해졌고, 그의 의지는 조금씩 무너져 결국은 저항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세 남자는 늦은 오후의 뜨겁게 달궈진 거리를 따라 오랫동안 걸었다. 시가지의 남쪽 가장자리에서 교외로 나오자, 해안가로 이어지는 돌투성이 땅이 나왔다. 풍요하고 기름진 하브너 섬에서 보기 드물게 메마른 땅이었다. 절벽 아래로는 저습지가 있었는데, 돌투성이 땅에서 경작할 만한 땅뙈기는 이곳뿐이었다. 모르타르를 바르지 않고 돌을 쌓아올려 지은 성벽은 고색창연했고, 성벽 너머 이편에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았다.

 그들은 절벽 위로 기어올라가는 구불구불하고 황량한 길을 따라 고지대로 올라갔다. 산마루에 오르자, 황금빛 안개에 감싸인 하브너 시가지가 북쪽으로 뻗어나간 것이 보였다. 왼편으로는, 절벽길이 넓어져 미로 같은 오솔길들이 가지를 치고 있었다. 쭉 나아가자 갑자기 육 미터 가량이나 되는 균열이 눈앞을 가로질러 검은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마치 대지의 뒤틀림으로 인해 토지의 맥이 쪼개져 나갔다가 다시 아물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서쪽으로 비스듬히 드는 햇살이 균열 가장자리를 비추고 있었으나, 그 아래쪽은 완전한 암흑이었다.

 절벽 아래 산골짜기에는 무두장이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었다. 거기서 일하는 무두장이들이 노상 쓰레기를 가져와 버려서, 균열 주위는 썩어문드러진 가죽 쪼가리들이 널려 있었고, 부패와 소변의 악취가 진동했다. 균열 가장자리로 다가가자 땅속에서부터 올라오는 다른 냄새가 느껴졌다. 차갑고 선뜻한 흙내에 앨더는 저도 모르게 한발 물러섰다.

“슬프도다, 슬프도다!” 주변에 널린 쓰레기들과 계곡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무두장이 마을을 무서운 표정으로 굽어보며 판의 마법사는 한탄했다. 그러나 조금 있다 앨더에게 말을 거는 목소리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온화했다.  “이곳은 아우룬 동굴, 또는 아우룬의 균열이라 불리우는 곳입니다. 판의 가장 오래된 지도에도 실려 있지요. 그곳에는 파올의 입술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사람들이 서쪽에서 이곳으로 처음 이주했을 때, 이곳 사람들에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오래 전 이야기지요. 사람은 많이 변했으나 이곳은 그대로입니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이곳에 짐을 내려 놓으시지요.

“제가 어떻게 하면 됩니까?” 앨더가 물었다.

세펠은 앨더를 거대한 균열의 남쪽 가장자리로 이끌었다. 균열은 차차 좁아져 삐죽삐죽한 돌모서리를 남기고 맞물려져 있었다. 세펠은 앨더에게 얼굴을 아래로 하고 엎드려, 심연으로 끝없이 뻗은 균열의 어둠 속을 들여다보라고 일렀다. “대지에 매달리십시오. 그게 전부입니다. 땅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해도, 꼭 붙어계셔야 합니다.

 앨더는 돌로 된 사면을 내려다보며 누웠다. 엎드리자 삐죽삐죽한 돌모서리가 가슴팍과 둔부를 파고들었다. 세펠이 낭랑한 목소리로 창조의 언어를 읊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깨 뒤로 따뜻한 햇볕이 느껴지고, 코끝에선 무두질 하는 곳의 시체 썩는 냄새가 풍겼다. 그러자 심연에서 동굴이 훅 하고 내쉬는 숨결이 올라왔고, 그 공허한 선뜻함에 숨이 막히고 머리가 핑 돌았다. 암흑이 스물스물 기어 올라오고, 땅이 굉음을 내며 흔들렸다. 앨더는 세펠의 낭랑한 주문을 들으며, 땅의 숨결을 들이마시고 대지에 매달렸다. 암흑이 기어올라와 그를 덮쳤다. 태양이 사라졌다.

 정신이 들자, 태양은 거대한 붉은 공이 되어 서쪽 해안선에 노을을 두르고 걸려 있었다. 앨더는 태양을 보고, 고개를 돌려 세펠이 사뭇 지치고 고독한 표정으로 땅에 앉아있는 것을 보았다. 그의 긴 검은 그림자가 황량한 땅에 드리워져 균열의 긴 그림자에 녹아들었다.

 “정신이 들었군.” 오닉스가 말했다.

 앨더는 자신이 오닉스의 무릎을 베고 땅바닥에 누워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돌바닥이 등뼈를 파고들어 아팠다. 앨더는 현기증을 느끼며 일어나 오닉스에게 사과를 했다.  

 앨더가 걸을 수 있게 되자 셋은 지체없이 출발했다. 길은 멀고, 앨더나 세펠 모두 빨리 걸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선박공 거리로 들어설 즈음엔 이미 완전히 깜깜해져 있었다. 세펠은 술집에서 새어나오는 어둑한 불빛으로 앨더를 찬찬히 살펴보며 잘 들어가라고 인사했다. “부탁받은 일을 한 것 뿐입니다.” 그의 표정은 침울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앨더는 엔라드 사람들이 하는 식으로 오른손을 들어 마법사에게 내밀었다. 세펠은 조금 망설이다가 그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들은 헤어졌다.

 너무 지쳐서 다리가 움직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동굴 속에서 불어 올라오는 바람의 이상하고 선뜻한 뒷맛이 아직 목구멍과 입 속에 남아 있어, 머리가 빙빙 돌고 발밑이 허전했다. 궁궐에 도착하자, 오닉스는 앨더의 방까지 바래다 주려고 했으나, 앨더는 좀 쉬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사양했다.

 방에 들어서자 고양이 터그가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며 촐랑촐랑 뛰어왔다. “이젠 네가 필요 없어.” 앨더는 허리를 굽혀 고양이의 매끄러운 회색 등어리를 쓰다듬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너무 피곤해서 그래. 그는 침대에 누웠고, 고양이가 뛰어올라 어깨위에 동그랗게 몸을 말고 골골거렸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꿈도 꾸지 않는 텅 비고 막막한 잠. 그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도, 마른 풀이 깔린 언덕도, 야트막한 돌담도, 그를 찾아오지 않았다.  

by jiah | 2008/07/14 22:45 | the other wind | 트랙백 | 덧글(2)

유_튜브를 돌아보다가,

하이페츠의 헨델-할보르센 파사깔리아를 발견했습니다.





하이페츠의 바이올린에 왕자의 품격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 그래도 펄만-주커만 콤비가 더 좋은 것 같아요!
펄만의 자연스러움은 딱 제 취향인듯.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o<-< 한번 실제로 들어보고 죽었으면 좋겠네요...

by jiah | 2008/07/14 21:18 | 트랙백 | 덧글(2)

덜덜.























중국의 세율보다 명백히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국가에 소재한 외국종속 자회사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가처분이익을 유보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이익을 중국모회사의 과세소득으로 간주할 수 있는 권한을
과세당국에 부여합니다()

담주에 국제조세회의에 나가서 통역해야 하는데,
무슨 소린지 당최 모르겠어요....o<-<
하긴 초보자가 며칠간 검색해서 이해가 되는 내용이면,
조세전문가와 회계전문가는 왜 있겠습니까만...
그래도 임원진 및 고객들 앞에서 버벅거릴 제 모습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회의실 창문으로 뛰어내리고 싶어지지 말입니다orz

by jiah | 2008/07/14 00:10 | 트랙백 | 덧글(0)

디토 플러스(6.28)

디토 플러스 공연을 다녀왔습니다.

감상을 정리하자면 120%만족은 아니지만 80%만족. 이정도면 괜찮아, 잘했어! 라는 느낌일까요.

금요일 밤에 집들이를 다녀온데다 토요일 낮부터 거하게 4코스 점심을 먹고 오후까지 수다를 떨어서

저녁때는 이미 녹다운 상태였습니다. 이러다 가서 졸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이 강하게 엄습하는 가운데

S님과 만나 가볍게 저녁을 때우고 매표소의 아수라장()속에서 표를 무사히 찾고 Y님과도 만났지요.

Y님왈, 예술의 전당 어디서 공연을 하는지 몰랐는데 남부터미널역부터 소녀떼()들을 따라오다 보니

콘서트홀에 이르렀다고 하시더군요.....


소녀떼, 라고 하니까 생각났는데 bevy라는 단어가 있지요. 소녀들이나 새들이 무리지어 다니는 것을 표현한

말인데 소녀와 새들이 같은 카테고리에 속한다는 것도 재미있지만, 지지배배 울어댈것 같은 어감도 좋달까.

상관없는 이야기는 그만두고, 관객은 여성비율이 압도적이었지만 나이대는 다양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나이드신 분도, 학생들도 있고...저렴한 가격 덕분인지 계절 탓인지 옷차림도 비교적 캐주얼.

프로그램은 라주모프스키를 제외하면 가볍고 발랄한 느낌이지요.

라주모프스키도 대중적....이지만, 구조가 복잡해서 지친 제게는 그다지 먹히지 못했달까...=_=;;

관객은 전체적으로 <동혁군 친위대>1/3+ <디토 팬클럽>1/3+일반인 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초반에는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모짜르트 2중주는 즐거웠지만 지난번 파사깔리아에 비하면

약했어요. 그 파사칼리아는 구체적인 연주는 거의 생각나지 않는데 그저 매끄럽고 즐거운 느낌만 남아있습니다.

단 한 번 맛본 사탕의 단맛이 입안에 남아서 때때로 침을 고이게 하는 것처럼.

라주모프스키는 2악장에서 살짝 졸뻔했지만...() 막판의 버닝이 대단해서 잠이 확 깨더군요.

사력을 다해서 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_=;;; 과연 연주의 감상으로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미션때 Y님이 '젊어서 힘들이 좋아...'라든지 '저런 아들 하나 있음 좋겠네'

등등의 주옥같은 감상을 피력하시더라는....덜덜.

마지막 '송어'는 (...옛날엔 다들 숭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다른 종인가요 아님 국어연구원의 농간인가..=_=)

활기차고 재미난 연주였습니다.

불만이라면 앞쪽에 배치된 스트링 쿼텟이 사력을 다해 달리셔서......피아노가 죽더군요.

전 항상 동혁군의 연주가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쇼팽 독주를 들어보지 못해서 뭐라 하긴 힘들지만

오케스트라 앞에서는 빛을 잃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음색도 명료하고 테크닉도 나무랄 데 없는데 말이지요.

'학생, 아침에 죽만 먹었어? 더 빠릿하게 쳐봐!' 이런 느낌....OTL

공정하게 말하자면, 이번 연주는 피아노를 중심으로 현들이 받쳐줬어야 하는데 다들 서포트보다는

'남들이 감탄할 연주'를 쏟아내는데 바쁘셔서....결과적으로는 그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말이지요.


디토의 장점은 완성된 연주보다는 '여기서 새롭고 멋진 무언가가 시작되려고 하고 있다'는 낙관적인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아들은 아니지만 잘 자란 청년들이 모여있는 걸 보면 참 대견스럽고,

클래식 대중화를 이루어내려는 야심찬 시도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고 티켓이 저렴해서 더 훈훈...()하달까.


앵콜곡이 하얀 거탑이라서 다들 쓰러졌어요...()덜덜. 동혁군이 관객석에 몸을 숙여 아는 사람과 인사하니까

질투광선이 일순 콘서트홀을 가득 메웠다든지, 앵콜곡 끝에 어떤 여자분이 '아앙~'이라는 신음소리를 내서 

웃음바다가 되었던 일이라든지, 얼굴이 붉어질 만한 일들 뿐이지만  멤버들도 기분이 상하진 않은 것 같고,

다들 즐거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몰상식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백조의 호수에서 흑조가 훼떼할때 관객들이 박수로

박자 맞추는 것도 따지고 보면 마찬가지 아닌가요. 클래식 연주의 품격이 떨어진다고 할 수도 있지만

모짜르트나 쇼팽이 연주를 하면 부인네들이 실신했다는 옛날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아무튼 즐거웠습니다.

내년에도 갈지는 모르겠지만, 모쪼록 표도 많이 파시고 클래식 대중화도 이뤄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시간날때 브람스 4중주와 파사칼리아 녹음 좀 부탁....(굽신굽신)


by jiah | 2008/06/30 00:44 | 트랙백 | 덧글(1)

The other wind(33)

 오래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위대한 항구 하브너의 특징이기도 한 작은 가교들이 지붕 사이로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켜 포장된 길 위로 제 2의 길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계단을 세 번 연거푸 올라가자, 늦여름 열기에 후덥지근하게 데워진 컴컴한 방이 나왔다. 세펠은 가파른 계단을 한 층 더 올라가, 탁 트인 지붕 위로 오닉스와 앨더를 데려갔다. 지붕 양쪽에 각각 이웃집 지붕으로부터 이어진 가교가 있어서, 사거리를 이루고 있었다. 난간 아래쪽으로 차양이 드리워지고, 시원한 그늘 아래에는 항구에서 올라오는 바닷바람이 더위를 식혀 주었다. 세펠은 줄무늬 돗자리를 깔아 놓은 전용 구석자리로 안내하고, 차갑고 씁쓰레한 차를 가져다 주었다.

 세펠은 몸이 둥글둥글하고 손발이 자그마한, 오십 세 가량의 작달만한 사내였는데 곱슬머리는 항상 제멋대로 뻗쳐 있었다. 거무스레한 뺨과 턱에 자라난 짧게 자른 턱수염은 어스시 사람에게는 찾아보기 힘든 특징이었다. 세펠은 태도가 공손한 사람이었다. 온화하고 노래하는듯 한 그의 억양은 툭툭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세펠과 오닉스가 앉아서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앨더는 앉아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잠자코 듣고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가 듣도 보도 못한 장소와 사람들에게 이르면 덩달아 앨더의 마음도 두둥실 떠올랐다. 지붕과 차양 너머로 꾸며진 공중정원들과 아치를 이루는 조각된 다리들을 건너다보고, 여름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언덕 너머로 회색의 희미한 그늘을 드리운 온 산을 올려다보았다. 문득 정신을 차리자 판 섬의 마법사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쩌면 대마법사님의 힘으로도 세계의 균열을 완전히 치유하지 못한 것은 아니겠습니까.

 세계의 균열이라.앨더는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주의깊게 세펠을 바라보자, 그가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부드럽고 온화해 보이는 사내였으나, 눈빛만은 날카롭기가 송곳같았다.

 어쩌면 영생을 바라는 인간의 욕심이 균열을 열어놓은 것뿐만이 아니라, 그 위에 죽기를 원하는 사자들의 원망이 더해진 게 아닐런지요.

 이해는 할 수 없지만 익숙하게 들리는 기이한 말 몇 마디가 다시 귀에 들어왔다. 세펠은 대답을 구하는 것처럼 앨더를 보고 있었다.

 앨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오닉스 역시 침묵했다. 마지막에 입을 연 것은 세펠이었다. 경계에 서 있을 때, 그들이 당신에게 구하는 것이 무엇이었습니까?

속삭이듯 나즉한 목소리로 앨더가 답했다. 자유롭게 해 달라 하였습니다.

자유라...오닉스가 중얼거렸다.
세 사람은 다같이 침묵했다. 지붕 길 건너편에서 소녀 둘과 사내아이 하나가 깔깔대며 까불고 있었다.
네가 술래야!도시의 미로와 같은 도로와 운하와 계단, 다리를 헤매이는 아이들은 언제까지라도 놀이를 끝내지 않을 것 같았다.   

 어쩌면 처음부터, 잘못된 거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세펠의 말에 오닉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베르우나단, 말입니다.

 앨더는 그 말이 고대어라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의미까지는 몰랐다.

 그러나 오닉스의 표정은 우울했다. 하루 빨리 진실에 도달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진실이 깃드는 언덕 위에서 말이지요.세펠이 말했다.

그곳까지 동행하게 되어 기쁩니다. 그런데 여기 계신 앨더가 밤이면 밤마다 경계로 불려나가고 있어 그때까지 막을 방편이 필요합니다. 선생께서 도울 방법을 알고 계실지 모른다 했습니다.

판 섬의 주술에 닿아도 상관없다는 말씀이십니까?세펠의 말투에선 희미한 조소가 느껴졌다. 총기가 넘치는 눈은 흑요석처럼 새카맣고 속을 알 수 없었다.

 앨더는 입을 열었다.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고 있었다  선생님, 제 고향 섬에는 물에 빠진 사람은 밧줄 값을 묻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단 하룻밤이라도 그곳에 가지 못하게 막아 주실 수 있다면, 비록 그만한 일의 보답이야 되지 못하겠지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겠습니다.  오닉스의 입가에는 비아냥의 기색은 전혀 없는, 재미있다는 미소가 떠올랐다.

 세펠은 전혀 웃지 않았다. 제가 몸담은 일에서 진심어린 감사를 받는 일은 참으로 드물지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하겠습니다. 그러나, 밧줄의 대가는 적지 않을 것입니다.

앨더는 깊숙이 머리를 조아렸다.

 밤마다 꿈속에서 경계로 불려나가는 것이, 당신의 의지는 아니지요?

 그렇진 않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현명한 대답이시오. 자신의 의지를 명확히 아는 자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그러나 꿈 속에서만 그곳에 간다면, 얼마간 꿈을 꾸지 못하게 해 드릴 순 있겠지요. 그러나 말했듯이 대가가 필요합니다.

앨더는 질문 대신 세펠을 바라보았다.

당신의 힘, 말이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모르다가, 앨더가 말했다. 저의재능 말입니까? 그러니까, 제 재주요?

 세펠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뜸을 들이다가, 앨더가 말했다 저는 한낱 수리공입니다. 포기하지 못할 정도로 대단한 재능은 아니지요.

오닉스는 입을 열어 항의하려 했으나, 앨더의 표정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당신의 생계수단이지 않소.세펠이 말했다.

한때는 제 인생 전부였습니다. 이제는 과거의 일이지만요.

일어나야 할 일들이 다 일어나고 나면, 당신의 재능이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확답은 드릴 수가 없군요. 제가 거둔 것을 돌려놓을 수 있다면 노력은 해 보겠습니다. 허나 지금은 마치 낯선 길을 한밤중에 걷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날이 새어 아침이 되면 어디에 있는지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지요. 만약 제가 꿈으로부터 당신을 지켜 드린다면, 그리고 그 대가로 당신의 재주를 받아간다면, 그래도 제게 감사하시겠습니까?

그러지요.앨더가 말했다. 제 무지가 초래할 수도 있는 거대한 악에 비한다면, 저의 하잘 것 없는 재능이 무에 아깝겠습니까? 제가 악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부터 저를 구해 주신다면, 제 생이 끝나는 날까지 당신께 감사를 드리겠습니다.

 세펠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타온 섬의 하프는 진실을 말한다고 들었습니다.그리고 오닉스를 바라보았다. 로크 섬은 이 일에 반대하지 않으시겠지요?" 세펠의 목소리는 다시 희미하게 조소를 품고 있었다.

 오닉스는 고개를 저었으나, 표정은 침통했다.

그렇다면 아우룬 동굴에 같이 가십시다. 당장 오늘밤이라도.

by jiah | 2008/06/23 23:05 | the other wind | 트랙백 | 덧글(2)

간단감상: 패트릭 지 첼로 독주회. 레아 살롱가 내한공연.

디토의 멤버이기도 한 패트릭 지는 작년 디토앙상블에서 봤는데, 공연 자체가 너무 실망스러웠던 차에

이분이 연주한 차이코프스키 로코코 주제의 변주곡 한곡만이 가뭄에 단비같았습니다.

원래 아기자기하고 정감있는 연주를 좋아하지만 (베레 아저씨는 어쩌고) 짜임새있고 카리스마 있는 연주가

마음에 들었달까요. 디토 멤버들은 모두 비르투오소니까 기교는 기본소양이라 치고요. 

탱고 위주의 프로그램도 계절에 맞고 해서 표를 예매해두고 두근거리며 기다렸지요.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서 불평만 늘어놓았지만, 왠지 비공개블로그라도 검색에 걸려서 팬이라든지

연주자가 상처받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웠습니다. 애정이 있으니까 아쉬운 거죠...(소심)

.....일단 28일을 기다려 보겠습니다.


레아 살롱가 내한공연.

영원한 알라딘의 자스민 공주....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게는 언제까지나 열 일곱살의 베트남 소녀 킴입니다. 저의 체칠리아 언니가 영원한 로지나인 것처럼.

어딘가 애수어린 목소리의 음색이 정말로 고운 분이시죠. 레미제라블 10주년 공연에서 부른

에포닌의 "on my own" 은 아직도 뮤지컬 팬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공연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전반에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나온 곡들을 부르시고,

후반은 뮤지컬 중심이었는데, 솔직히 말해 (아니 까놓고 말해) 공연사의 기획미스....

전반부에 오케스트라의 음이 너무 커서 솔로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야 원래 스튜디오 녹음을 전제로 한다고 해도, 요즘이야 배우에게 감도좋은

마이크 하나 달아주는게 대단한 일도 아닐 터인데, 정말 짜게 식네요. 두고보자 모신문사...이글이글.

관객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를듯했던지 후반부에는 다행스럽게  마이크도 제대로 나왔고,

콘서트홀 3층 구석까지 꽉 들어찬 관중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으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턱을 괴고 밤새 듣고 있고 싶을 정도로 목소리가 예쁘고 고와서-디즈니 주인공으론 딱이지요.

한편 폐부를 찌르는 듯한 <I swear I'll give my life for you>나 최근 맡으셨다는 팡틴 역의

<I dreamed a dream>도 비장미 넘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타고난 스타라 그런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반응해 점점 더 빛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다시 오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다음에도 가서 보고 싶을 정도로 좋았어요. 전반부가 아쉬워서 별 네개.

by jiah | 2008/06/19 22:25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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